파월 “물가상승률 여전히 높아… 경제 성장세 둔화 필요해”

입력
2023.10.20 08:09
뉴욕증시, 파월 발언 영향에 하락
미 국채 10년물 5%로 급등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고, 최근 몇 달간 좋은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 구축의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길이 험난하고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나와 동료들은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낮추려는 노력으로 단합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선 경제 성장세가 다소 냉각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까지 인플레이션 둔화가 실업률의 의미 있는 상승이라는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면서 “환영할 만하지만, 이례적인 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2% 수준으로 낮아지려면 일정 기간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와 노동시장 둔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긴축이 너무 약하면 인플레이션이 굳어지고, 너무 강하면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파월 의장은 “다양한 기존의 불확실성과 새로운 불확실성이 통화정책에서 너무 많이 긴축하거나 너무 적게 긴축하는지 견주어야 하는 우리 임무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또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정학적 긴장이 매우 높아졌으며 이는 세계 경제활동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며 “연준의 역할은 지정학적 위험의 경제적 함의를 파악하기 위해 전개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 발언의 여파로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하고, 장기 국채 금리도 상승했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5%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85% 내렸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96% 떨어졌다. 전거래일 대비 상승 출발했던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연설 내용이 전해지고 급등락했다가 장 후반부에 낙폭을 키웠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이날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에 도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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