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 역주행 차량만 노렸다... 고의 사고 달인 수법 보니 [영상]

입력
2023.10.19 14:34
17회 사고... 합의금 등 7500만원 갈취
골목에 숨어있다 차량 등장하면 범행
"벌금내야 된다" 문자 보내 신고 막아

서울 강남 일대에서 역주행 차량만 골라 고의 사고를 낸 뒤 보험금, 합의금으로 수천만 원을 갈취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사기,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등 혐의로 A(30)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올해 2~7월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며 17회의 고의 사고를 내고는 운전자들과 합의금 및 보험금 명목으로 19회에 걸쳐 7,5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그는 보험사에 허위 진단서를 제출해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 측은 비슷한 수법의 보험금 신청이 잇따르자 "고의사고가 의심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주로 좁은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는 차량을 노렸다. 역주행은 도로교통법 위반 사항이라 운전자들이 경찰에 쉽게 신고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실제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오토바이를 탄 채 골목에 숨어 있다가 역주행 차량이 다가오면 일부로 속력을 내 사고를 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그는 사고 후 상대 운전자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신고하면 12개 항목 위반으로 벌금을 더 내게 된다. 합의를 하자"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무직 상태인 A씨는 운전자들에게 많게는 1,500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15일 그를 검거한 후 17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교통사고를 당할 경우 빠르게 사고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를 들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서현 기자
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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