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으로 알려진 서울 도심 이문설농탕에서 불이 나 직원과 손님들이 긴급 대피했다.
16일 서울 종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5분 종로구 견지동 이문설농탕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식당에서 검은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대 인력 165명, 장비 38대를 동원해 화재를 진압했다. 경찰차도 8대 투입됐다.
화재 발생 후 2시간 만에 불길이 잡혔고, 확인된 인명 피해는 없다. 화재 당시 손님과 식당 직원, 인근 사무실 직원 등 45명이 자력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1904년 가게를 처음 연 이문설농탕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으로, 건국 후 서울시가 허가한 1호 음식점이다. 처음 상호는 '이문옥'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당시 이문설농탕으로 바뀌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수와 이시영 초대 부통령이 단골이었고, ‘장군의 아들’ 김두한도 10대 시절 이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한 적 있다고 알려졌다.
이문설농탕의 명맥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11년 건물 재개발에 따라 공평동에서 지금 자리로 이사했을 때, 한옥집에 걸려있던 40년 넘은 간판도 그대로 옮겨왔다. 2013년에는 서울시 선정 미래 문화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2년엔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선'에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