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ㆍ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업체 대표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용석 변호사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함께 기소된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김세의 대표 등 관련인들에게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황인성)는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 변호사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가세연 김 대표에게는 벌금 400만 원을, 강 변호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업체 대표 2명과 강 변호사의 회계책임자 등 3명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 밖에 강 변호사와 김 대표로부터 선거운동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4명은 70만~9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강 변호사가 선거사무원들에게 허용 가격 범위가 넘는 음식을 제공한 혐의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식사 명단 등을 허위로 제공한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 의심 없이 범죄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강 변호사는 지난해 경기지사 선거를 앞두고 처남 A씨가 운영하는 업체에 6,600만 원을, B업체에 5,500만 원을 이체한 후 이 중 불상액을 인터넷 선거 홍보글 작성 및 관리 비용으로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인터넷 선거운동을 위한 인스타그램 계정 관리, 보도자료 작성 업무 등을 한 가세연 직원에게 300만 원을 지급한 혐의도 있다. 김 대표는 강 변호사의 선거유세 현장에서 사회를 봐 주는 대가로 가세연 방송 출연자들에 3명에게 710만 원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강 변호사는 “금품 제공은 용역계약에 따른 것으로 선거 운동 관련성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 대표 역시 출연자들에게 지급한 돈은 방송 출연료 명목이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강 변호사에 대해 “경기지사 후보자로서 자신과 특수 관계에 있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선거 홍보물을 게시하게 하는 등 선거 운동과 관련된 밀접 업무를 하게 하고 그 대가로 돈을 지급했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선거법 입법 취지를 전면으로 침해한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국회의원 경험이 있는 유명 정치인이고 여러 차례 선거 출마 경험을 고려하면 (이 사건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선거관리위원회 조사에 불응했고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법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지만 선거에 낙선해 이 사건 범행 영향이 크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김 대표와 관련해서는 “관련자 진술과 가세연의 각 계좌를 보면 비고란에 선거 유세라는 표현이 기재돼 있는 등 출연자들은 방송 출연료가 아니라 선거 운동 관련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