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만배 석방 후 첫 소환... '50억 클럽' 수사 재점화

입력
2023.10.10 18:54
천화동인 6호 조우형도 소환
허위 인터뷰 의혹 등도 조사

대장동 개발 비리와 관련한 잔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10일 소환했다. 김씨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건 지난달 7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뒤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강백신)는 이날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곽상도 전 의원,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 연루된 '대장동 50억 클럽' 사건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사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1심 법원에서 대부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를 뇌물 공범으로 입건하고 하나은행을 압수수색하는 등 보강수사를 이어왔다. 특히 검찰은 "곽 전 의원이 김씨에게 '대장동 사업을 도와줬으니 돈을 달라'고 요청했다"는 관련자 진술 등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권 전 대법관의 재판 거래 의혹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 대법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후보일 때 그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무죄 의견을 냈다. 그는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을 맡으며 월 1,500만 원에 달하는 고액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로부터 최근 이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이 대표 사건의 무죄 판결을 권 전 대법관에게 부탁했는지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위 인터뷰 의혹'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김씨는 대통령 선거 열기가 뜨거워지던 2021년 9월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인터뷰하면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이야기한 뒤 그 대가로 1억6,500만 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터뷰에선 김씨는 "2011년 대장동 사업 관련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알선 혐의로 수사를 받던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씨에게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소개해줬고, 윤석열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를 통해 수사를 무마했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겼다. 허위 의심을 받고 있는 이 인터뷰 내용은 지난해 대선을 사흘 앞두고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됐다.

인터뷰 속 김씨 발언에 등장하는 조우형씨도 같은 날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 관계자는 "대장동 개발 비리, 50억 클럽, 허위 인터뷰 의혹 등 전반적인 내용 확인을 위한 소환조사"라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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