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묘지에 반려견을 데려와 산책하는 것에 대해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립묘지를 평상시에도 편안하게 자주 찾을 수 있는 열린 보훈문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에는 75%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가보훈부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립묘지 및 보훈정책 관련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4%는 국립묘지 내 반려견 등 반려동물 동반 입장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9일 미스코리아 출신 방송인 강주은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편 최민수씨와 함께 반려견을 데리고 국립현충원을 찾은 사진을 올렸다가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강아지가 출입해 배변하는 곳이 아닌 순국선열이 잠들어 있는 숭고한 곳"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튿날 강씨는 "국립현충원은 절대 반려견 입장이 안 된다. 우리 부부 같은 실수를 하지 마시길"이라는 글과 함께 사과했다.
다만 설문 조사에서 △출입구역 제한 △이동장 사용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자는 의견도 32.9%로 적지 않았다. 찬성은 12.8%였다.
현충원, 호국원 등의 전국 국립묘지를 국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보훈문화 공간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74.7%(필요 58.2%, 매우 필요 16.5%)에 달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조치로는 △대중교통 등 접근성 개선(36.2%) △공원화 및 편의시설 확충(31.5%) △둘레길 등 연계시설 확충(16.4%) △음악회·영화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 개최(12.5%) 순으로 조사됐다.
플라스틱 조화의 국립묘지 반입에 대해서는 90%가량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을 위해 생화와 조화 모두 반입을 제한하되, 명절·호국보훈의 달 등 특정 기간에만 허용하자는 의견이 33.6%로 가장 많았고 △환경에 영향이 적은 생화와 친환경 소재 조화만 허용(27.7%) △묘비 주변에 장미, 철쭉 등을 심어 생화·조화를 대체(26.5%) 순이었다. 현행처럼 플라스틱 조화를 허용하자는 의견은 9.3%에 그쳤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립묘지 운영 개선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여망을 확인한 만큼, 국립서울현충원의 보훈부 이관에 맞춰 현충원과 호국원 등 국립묘지를 재창조하는 수준으로 개선해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