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 미국 상무부 당국을 만나 반도체 수출통제 유예 연장 등 양국 간 반도체 규제 등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방 장관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과 면담을 갖고 한미 간 경제·통상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수출통제 등 주요 통상 현안을 담당하는 부처다.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20일 처음으로 방한한 후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면담을 통해 양국 간 첨단산업·공급망·무역기술안보 분야 및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주요 통상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방 장관은 이날 한국 반도체 업계의 큰 관심사인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와 반도체법(CHIPS Act) 가드레일 규정에 관해 우리 측 의견을 전달하고 미국 측 협력을 요청했다. 미 상무부는 앞서 지난해 10월 안보를 이유로 중국 내 반도체 생산 업체에 대한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통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18나노미터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나노미터 이하 비메모리칩(로직칩)의 제조 장비를 중국에 들여보내려면 미국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중국에서 공정을 운영하고 있어 규제 적용을 1년 유예받았다. 다음 달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양국은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방 장관은 IRA 관련 그동안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해왔다고 평가하면서 남은 쟁점에 대해서도 한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달라고 그레이브스 부장관에게 요청했다.
방 장관은 "한국 산업부와 미국 상무부 간 기존 장관급 공급망·산업대화(SCCD)에 더해 8월 한·미·일 산업장관회의가 신설돼 제도화된 협력이 가능해졌다"며 "첨단산업·공급망의 핵심인 반도체산업 협력을 보다 강화해나가면서 반도체 수출통제 등 통상 현안도 원만히 해결되도록 미국 상무부가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