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이 7주 간의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빠르게 작품을 소비하는 최근의 시청자들에게 '무빙'은 20부작이라는 짧지 않은 전개에도 뜨거운 흥행을 거뒀다. 디즈니플러스에게는 개국공신 수준의 호성적이다.
지난 20일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무빙' 마지막 회가 공개됐다. 극 말미에는 시즌을 예고하면서 세계관 확장까지 예고, 전 세계 시청자들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해피엔딩으로 '무빙'의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원작의 후속작 '브릿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의 서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빙'은 "봉준호와 박찬욱 감독도 힘든 캐스팅 라인업"이라는 수식어를 받을 정도로 화려한 배우진을 자랑한다. 류승룡 김성균 한효주 조인성 류승범 차태현 양동근 박희순 등 주연급 배우들이 총출동해 에피소드를 다채롭게 꾸민다. 긴 서사 안에서 이들은 각자 캐릭터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명장면을 완성했다. 가장 화제가 된 이는 조인성이다. 조인성은 2~3회에 달하는 에피소드 안에서 한효주와 절절한 멜로 연기를 펼쳤는데 공개 직후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독차지했다. 특히 조인성은 '밀수' 이후 '무빙'으로 그가 여전히 로맨스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라는 것을 입증했다. 한효주 또한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담백하고 건조한 연기를 선보이면서 캐릭터 향연에 큰 기여를 했다.
극의 무게감을 더한 이는 단연코 류승룡이다. 코미디와 드라마적인 이야기에서 강세를 보였던 류승룡은 이번 작품에서 딸을 위해 사는 부정(父情)을 농도 짙게 표현했다. 뿐만 아니라 강도 센 액션 연기까지 소화하면서 '무빙'의 장르적 쾌감까지 더했다.
여기에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등 차세대 스타들의 열연이 든든하게 작품을 뒷받침해 보는 재미를 끌어올렸다. 고윤정의 경우 이미 '환혼' 등으로 주연의 역량을 입증했으나 '무빙'으로 전 세대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으면서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게 됐다.
'무빙' 서사의 강점은 '새로운 한국형 액션 히어로물'이라는 점이다. 그간 한국형 히어로, 초능력자 이야기 등은 타 장르에 비해서 각광받지 못했는데 각본을 집필한 강풀은 세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캐릭터를 최전방으로 내세우면서 장르 개척에 성공했다. 모든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가족 키워드 안에서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소시민들의 이야기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신드롬으로 불릴 만큼 '무빙'의 성적도 화려하다. 지난달 공개 후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디즈니플러스와 Hulu에서 최다 시청작이 됐다. 디즈니플러스의 진정한 구원투수가 된 셈이다.
원작도 특수효과를 보고 있다. 동명의 카카오웹툰 '무빙'은 지난 2015년에 종영한 후 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역주행 인기몰이 중이다. 영상 공개와 동시에 카카오페이지 조회수 1위를 꿰차며 방영 전 대비 일평균 매출은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 각 12배, 8배 가량 대폭 상승했다. 조회수로는 각 22배, 9배 상승 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