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달항아리 소더비 경매서 47억 낙찰

입력
2023.09.2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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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40여년 소장… 조선 후기작, 대형 
보전된 조선 후기 대형 달항아리 수십점 뿐

희고 둥근 달을 닮은, 한국의 미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주목 받고 있는 국보급 달항아리가 해외 경매에서 47억 원이 넘는 초고가에 낙찰됐다. 낙찰자의 국적과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21일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소더비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 조선시대 후기 대형 백자 달항아리가 356만9,000달러(약 47억3,938만 원)에 낙찰자의 손에 넘어갔다.

이 달항아리는 한 일본인이 40여 년 소장하다 내놓은 것이다. 1964년 이후 줄곧 일본인들이 소장했다. 17세기 말~18세기 초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 45.2㎝로 대형(40㎝ 이상)에 속한다. 직경은 45.4㎝다.

이는 조선시대 달항아리의 전형인 유려한 곡선과 소박한 형태가 잘 드러나는 문화유산이다. 가운데 한쪽은 약간 찌그러지고 얼룩도 있다. 하지만 달항아리는 보통 아래 위 사발 두 개를 만들어 접합하기 때문에 오히려 제작특성이 드러나는 비정형성이 매력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얼룩 역시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의 역사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간주하는 견해도 있다.

미술계는 조선 후기 달항아리 가운데 현재 보전되고 있는 것은 수 십개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 소장된 조선 후기 대형 달항아리 상당수는 국보로 지정돼있다.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2011년 최영욱(59) 작가의 달항아리 그림을 소장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세계 미술시장에서 달항아리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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