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우주 분야에서의 국방 협력에 본격 착수했다. 동맹의 우주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로 하면서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언제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우주발사체 분야 협력을 가시화한 데 따른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20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는 전날부터 이틀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2차 한미 우주협력 토의식 연습(TTX) 및 제21차 국방우주정책 실무협의회(SCWG)를 열었다. 우리 측에서는 최병옥 국방부 방위정책관이, 미국 측에서는 존 힐 미 국방부 우주ㆍ미사일방어 부차관보가 대표로 회의에 참가했다.
국방부는 "이번 연습과 실무협의회를 통해 우주영역에서의 잠재적인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과 억제에 대한 양국의 일치된 이해를 제고하면서 중·장기적 측면에서 양국의 우주협력 방향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맹의 우주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범주의 우주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지난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우주 및 사이버 분야에서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협의했다.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대북 군사대응 영역을 우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TTX에 앞서 지난 18일 열린 제23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도 북한의 '우주발사체'를 거론하며 "모든 범주의 능력을 운용해 한국을 방어한다"고 밝혔다.
이번 TTX와 실무협의회에서는 최근 군사적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북러 간 우주협력도 의제에 올랐다. 국방부는 "양국은 최근 식별되고 있는 북러 우주협력 가능성에 주목하고 관련 동향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러시아가 북한의 인공위성 제작을 도울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이곳(우주기지)에 온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인다. 그들은 우주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