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항목 진료비는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다. 대표적 비급여 항목인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조절성 인공수정체) 비용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싼 곳은 30만 원, 가장 비싼 곳은 900만 원으로 30배 차이가 났다. 비급여 항목에 따라서는 비용 차이가 83배에 달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이같은 내용의 '2023년 비급여 진료 비용 조사·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7~8월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총 565개 비급여 항목의 진료비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것이다.
이 가운데 378개 항목은 평균 진료비가 지난해보다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비용 비교가 가능한 항목 515개의 73.4%다. 특히 107개 항목은 지난해 대비 진료비 인상률이 올해 물가상승률(8월 3.4% 기준)보다 높았다.
병원급 이상에서 진료 기관이 가장 많은 비급여 항목은 1인실 상급병실료와 도수치료였다. 의원급은 폐렴구균·대상포진 예방접종, 치과의원은 레진충전과 크라운, 한의원은 경혈 약침술과 한방물리요법이었다.
주요 비급여 항목 비용의 병원 간 편차는 적게는 2배, 많게는 83배에 달했다. 가장 차이가 나는 항목은 하이푸시술(자중근종 고강도초음파집속술)이었다. 서울 A의원에선 30만 원을 내면 됐지만, 경남 B의원은 그 83배인 2,500만 원을 지불해야 했다. 조절성 인공수정체 진료비가 가장 비싼 곳은 900만 원을 받는 인천 C의원으로, 중간금액(209만 원)의 4.3배이자 가장 저렴한 경남 D의원(30만 원)의 30배였다.
도수치료는 같은 서울이라고 해도 비용 차이가 컸다. 서울 E의원이 회당 60만 원으로 가장 비싸게 받았는데, 서울 F의원은 10만 원이었다. 코막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밸브재건술은 최고금액(2,000만 원)이 중간금액(165만 원)의 12배를 넘었다.
복지부는 환자가 비급여 진료를 받을 때 가격 비교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를 통한 검색 절차를 간소화할 예정이다. 지금은 검색할 때 지역·의료기관 규모를 설정해야 볼 수 있지만, 앞으로는 지역·규모에 상관없이 전국 기관 전체를 비교할 수 있게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