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이어 해녀를 가장 많이 보유한 경북이 해녀협회를 출범했다. 고령화와 바다 어자원 감소로 해녀 수가 급속도로 줄어들자, 해녀들의 어업 문화를 보전하기 위해서다.
17일 경북에 따르면, 도는 이틀 전인 15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이웃어촌지원센터에서 경북 해녀협회 창립 기념식을 열었다. 해녀협회엔 포항 지역을 비롯해 경주시, 영덕군 등의 해녀 100여 명이 동참했다.
초대 회장은 경북에서 해녀로는 처음 어촌계장에 오른 성정희(71) 포항 구룡포 해녀다. 그는 대구에서 간호사로 일했으나, 결혼 후 고향인 구룡포읍으로 돌아와 해녀가 됐다. 30대의 늦은 나이였지만 학창시절 학교 대표선수로 나설 만큼 수영을 잘해 물질에 재빨리 적응했고 포항 대표 해녀로 활동하고 있다. 40여 년간 해녀문화 계승과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자랑스러운 도민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경북(1,585명)은 제주도(3,200여 명)에 이어 가장 많은 해녀를 보유하고 있지만, 어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낮은 수입, 기후변화 등 날로 악화되는 바다 환경 탓에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경북 사회적경제 지원센터인 ‘지역과소셜비즈’가 2020년 경북지역 해녀 1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4%가 “해녀가 곧 사라질 것”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이에 경북은 해녀협회 출범과 함께 본격 해녀 문화 보전에 나설 방침이다. 해녀협회는 앞으로 해녀 어업을 전수하는 해녀학교와 해녀들의 어업활동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공예품을 만드는 공예교실, 해녀들이 잡은 해산물로 요리하는 요리교실 등을 운영한다. 여기에 관광객을 대상으로 미역 말리기, 해양생태교실 등을 개최해 해산물을 채취하는 1차 산업에 머물러 있는 해녀 어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중권 경북 환동해지역본부장은 “해녀 문화를 전승하고 보전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하는 등 경북은 해녀들이 사라지지 않기 부단히 애쓰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