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탈출' K-복수극이 다시 시작됐다. 김순옥 작가 특유의 거침없는 전개로 시작된 악인 열전이 '소방서 옆 경찰서2' 부진으로 잠시 주춤했던 SBS 드라마를 단숨에 동시간대 1위로 올려놓았다.
지난 15일 SBS '7인의 탈출'이 첫 방송됐다. 작품은 거짓말과 욕망이 뒤엉켜 사라진 한 소녀의 실종에 연루된 7명의 악인들의 생존 투쟁과 그들을 향한 피의 응징을 그린 피카레스크(악인들이 주인공인 작품) 복수극이다.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감독이 의기투합하면서 '펜트하우스' 시리즈의 영예를 이어가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날 방송에서는 드라마 제작사 대표 금라희(황정음)이 방칠성(이덕화) 회장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자신이 버린 딸 방다미(정라엘)를 데려왔다. 금라희는 눈물로 호소해 방다미를 방칠성 앞에 세웠고 유독 까다로운 방칠성의 마음을 돌려놓는 것에 성공했다. 흡족한 방칠성은 금라희에게 투자를 약속했다. 방다미는 같은 학교의 친구인 한모네(이유비)의 의도로 함정에 빠졌다.
명찰을 훔친 한모네의 계략으로 방다미는 원조교제를 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의 담임인 고명지(조윤희)는 방다미에게 원조교제를 하냐며 추궁했고 방다미는 점점 위기에 빠졌다. 급기야 방다미는 한모네가 미술실에서 아이를 낳는 것을 도와줬지만 방칠성의 분노만 자극했고 금라희에게 다시 버려질 위기에 처했다.
'7인의 탈출'은 편성과 캐스팅 소식이 알려진 후 이른바 '막장 드라마'의 결을 따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컸다. 김순옥 작가 작품의 특징은 마라맛 스토리와 빠른 템포의 전개다. 일그러진 욕망과 악행,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이 묘미다. 단순히 악인과 선인의 구도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원하는 인과응보로 카타르시스까지 함께 전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신드롬이다. 첫 방송에서는 딸을 이용하려고 하는 비정한 친모, 미술실에서 아이를 낳는 학생 등 충격적인 장면이 연이어 전파를 탔다. 전작 '펜트하우스' 역시 막장 드라마였지만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끌었고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7인의 탈출' 또한 무사히 성공 궤도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7인의 탈출'의 배우진도 각기 다른 도전을 내세웠다. 가장 먼저 출산 후 이번 작품으로 복귀한 황정음의 악역 소화가 눈길을 끈다. '쌍갑포차' '훈남정음' '운빨로맨스' '킬미힐미' 등 주로 로맨스 코미디와 휴머니즘 드라마에서 활약했던 황정음이 이번에는 탐욕과 패륜의 아이콘을 맡았다. 또 주로 발랄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이유비는 거짓과 타락으로 설명되는 한모네를 맡았다. 가장 독특한 캐스팅은 엄기준이다.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았지만 엄기준은 극중 악을 단죄하는 인물로 반전 없는 선역을 맡았다. 이처럼 김순옥 작가의 내공이 톡톡히 담긴 캐릭터들의 향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7인의 탈출'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와 여운을 남길지 궁금증이 크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첫 화 방송분은 전국 기준 6%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6.8%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