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대법원 확정판결을 지지한다"며 과거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에서 한 발 물러섰다. 국민의힘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이어 역사·이념 논쟁이 재발하기 전에 애써 논란을 진화하려는 모양새다.
신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쿠데타는 절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고, 대한민국 현실에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방송에서) 쿠데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앞뒤 맥락을 좀 자르고 이야기한 것 같다"며 "과거에 했던 발언과 관련해 저는 대법 확정판결과 정부의 공식 입장을 100%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그의 과거 발언들이 도마에 올랐다. 신 후보자는 2019년 9월 유튜브 '신인균의 국방TV'에 출연해 전두환씨가 주도한 12·12 군사반란에 대해 "나라를 구해야 되겠다고 해서 나왔다고 본다"며 전씨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뿐만 아니라 "광주에서 사격명령(은커녕) 방문한 적도 없는 전 대통령을 불러서 지금 광주에서 저 망신을 주는데 지금 누구 국민 하나 보호해 주는 사람이 있나" 등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그가 이날 "대법 확정판결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은 12·12 군사반란 등으로 전씨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대법 판결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신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적극 엄호에 나서면서도 발언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피하고 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군대를 군대답게, 군인을 군인답게 만들 수 있는 책임자"라며 "과거 발언에 대해선 청문회 과정에서 본인이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KBS 라디오에서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우리 몸의 머리카락 하나 정도 있는 걸 갖고 그 사람 전부를 평가할 수는 없다"고 했다.
'전두환 옹호'는 국민의힘 기조와도 배치된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진행되는 회의실 한쪽 벽면에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다. 보수정당 역사상 의미 있는 대통령을 기리는 차원인데, 전씨는 해당하지 않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전씨에 대해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이 많다"고 발언해 당시 지지율이 하락하기도 했다.
신 후보자가 앞장섰던 홍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이어 12·12 군사반란 등에 대한 역사인식 문제가 전면에 대두되는 것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역에서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만나면 '홍범도 얘기 좀 그만하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를 보면, 홍 장관 흉상 이전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은 58%였고, '찬성한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NBS,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