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코인) 상장'을 대가로 30억 원이 넘는 금품을 챙긴 이상준 빗썸홀딩스 대표와 프로골퍼 안성현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채희만)는 8일 배임수재 혐의로 이 대표와 안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안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들에게 코인 상장을 청탁한 사업가 강종현(41)씨와 코인 발행업체 관계자 송모(38)씨도 배임증재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와 안씨는 2021년 9~11월 코인을 자사 거래소에 상장해주겠다는 명목으로 강씨와 송씨로부터 현금 30억 원과 명품 시계 2개, 가방, 강남 소재 고급 레스토랑의 회원제 혜택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중간브로커 역할을 한 안씨는 이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 대표가 돈을 빨리 달라고 한다"고 속여 중간에서 20억 원을 빼돌리기도 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 대표와 안씨가 받은 시계는 개당 시가 2억 원을 호가하는 스위스의 유명 시계 브랜드 파텍 필립 제품이었다. 이 대표는 시가 3,000만 원 상당의 에르메스 가방과 명품 의류까지 받아챙겼다. 이들은 또 인적이 드문 빗썸 주차장에서 현금 30억 원을 받아 작품당 수억 원을 호가하는 유명 미술품을 구입해 안씨 자택 창고에 보관하는 등 용의주도하게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두 사람이 상장하려 한 코인들은 연계된 사업이 전무하거나 실체가 없어 정상적으로 상장되기 어려운 부실 '김치 코인'이라고 결론내렸다. 강씨와 송모씨도 코인 상장 후 전문 마켓메이킹(MMㆍ자전거래로 가격을 조작하는 행위) 업자를 통해 수백억 원의 매매차익을 얻으려 한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이 대표와 안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방어권 행사 필요성이 있다"며 기각했다. 검찰 관계자는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고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가상자산 시장의 불법과 반칙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