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조선사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10명 중 6명, 대형 건설사 사업장 노동자 10명 중 5명은 파견·하도급 등 간접고용 인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단계 하청 구조가 만연한 업종 특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2023년 고용형태 공시 결과'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300명 이상인 3,887개 중견·대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총 557만7,000명이다. 이 가운데 직고용 노동자는 456만6,000명(81.9%)이고 용역·파견·하도급 등 간접고용은 101만1,000명(18.1%)이다.
공시 대상 중견·대기업은 지난해(3,687개)보다 200개 늘었고 이들이 고용하는 인원도 31만1,000명 증가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업종 간 희비는 갈렸겠으나 300명 이상 고용하는 사업체 수가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파견이나 다단계 하도급이 많은 특정 업종들에서는 여전히 간접고용 노동자가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간접고용 비율은 조선업(61.9%), 건설업(48.3%), 철강·금속 제조업(39.1%) 순이다. 공시만 보면 예술·스포츠·여가 분야도 간접고용 비율이 58.0%로 높은데 이는 레저·건설 등을 겸업하는 대기업이 '여가 분야'로 분류돼 생기는 통계적 착시로 해석된다.
직고용 중에서도 기간제 노동자는 넷 중 한 명(25.7%)꼴인 117만2,000명에 달했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라 기간제 비중이 높은 보건복지업 분야 종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도입한 고용형태공시제는 과도한 간접고용과 비정규직(기간제) 노동자 문제를 자율적으로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직고용이 79.9%, 간접고용이 20.1%였던 시행 첫해와 비교하면 지난 9년 동안 간접고용 비율은 2%포인트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