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몸 안에 플라스틱 막대를 넣어 장기 파열로 숨지게 한 스포츠센터 대표가 피해자 가족들에게 8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7일 서울서부지법 민사14부(부장 이진웅)는 '막대기 살인사건'으로 사망한 A씨의 유족들이 가해자인 스포츠센터 대표 한모(42)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한씨는 피해자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각각 약 3억9,000만 원을, 누나에게는 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한씨는 2021년 12월 31일 새벽 자신이 운영하던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센터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A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한씨는 청소기 봉으로 A씨의 얼굴과 몸통, 엉덩이 부위를 수십 번 때리고 어린이용 허들로 사용하는 지름 3㎝, 길이 70㎝의 막대를 몸속에 밀어 넣었다. 이 일로 A씨는 심장 등 장기가 파열되는 관통상을 입고 숨졌다.
한씨는 형사재판 과정에서 "A씨를 살해한 건 인정한다"면서도 "심신미약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형사 1심 재판부는 지난해 6월 그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이 매우 엽기적이고 잔혹하다"며 "최소한의 인간적 존중과 예의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점을 종합하면 선처를 바랄 수 없을 만큼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도 같은 형량을 유지했고,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하며 징역 25년형을 확정했다.
형사재판 도중 한씨 측은 유족과의 합의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러자 올해 3월 A씨 유족 측은 "A씨 사망으로 인해 상실된 기대소득과 가족들이 받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배상하라"며 한씨를 상대로 9억 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날 재판을 마친 A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목숨을) 돈으로 매길 순 없지만 판결이 나왔으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