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좌천동 목욕탕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원인이 연료탱크 유증기로 추정되는 가운데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감식이 4일에 추가 진행된다.
김태우 국립소방연구원 화재안전실장은 2일 사고 현장에서 1차 합동감식을 마친 뒤 “단정하긴 이르지만 목욕탕 지하 1층에 유류 저장탱크가 있다”며 “유증기가 폭발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감식에는 소방,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김 실장은 “유류 저장탱크에서 유증기가 발생했고 원인 미상의 점화원을 만나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점화원에 대해선 “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증기는 기름 방울이 기화해 공기 중에 분포한 것으로 정전기나 열을 만나면 갑작스럽게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아직 목욕탕 지하층에는 유증기로 추정되는 기체가 남아 있는 데다 차오르는 물이 다 빠지지 않아, 정확한 폭발 지점 등을 조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4일에 2차 합동감식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김 실장은 “2차 감식 때는 지하층에 찬 물이 빠지고 유증기도 다 배출될 것이기 때문에 유관기관에서 감정하시는 분들이 좀 더 세밀하게 조사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어떤 화재 패턴이 있었는지, 폭발의 원인은 무엇인지 확인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오후 1시 40분과 2시 10분쯤 부산 동구 목욕탕에서 발생한 두 차례 폭발 사고로 소방대원과 경찰, 공무원, 인근 주민 등 20여 명이 다쳤다. 1차 폭발 당시 소방당국이 건물 내부에 진입해 초진에 성공했으나, 얼마 뒤 2차 폭발이 발생하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
부상자는 총 23명으로 집계됐다. 밤 사이 부상자 1명이 추가로 파악돼 24명으로 늘었다가 이번 사고와 관련 없는 화상환자 1명이 부상자 명단에 포함된 사실이 확인돼 다시 정정했다. 소방관 2명은 중상이고, 나머지는 경상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