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조지아주 대선 결과 뒤집기’ 사건 재판이 TV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될 전망이다. 전직 미국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받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기 위해 워싱턴 정가는 물론, 미국 전역의 시청자들 눈이 TV 또는 모니터 화면으로 쏠리게 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 사건을 담당하는 미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고등법원의 스콧 맥아피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18명의 공범이 관련된 모든 재판 과정의 TV 생중계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맥아피 판사는 “풀턴카운티 법원 유튜브 채널로도 생중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방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다른 형사사건 재판 3건을 맡은 법원들과는 정반대여서 주목되고 있다. 뉴욕주 법원(성폭력 입막음 돈 지급 의혹)과 마이애미 연방법원(기밀문서 유출), 워싱턴 연방법원(대선 결과 전복 시도)은 재판 생중계를 허가한 적이 없다. 현지 언론들은 “조지아주 재판이 전 세계의 관심을 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재판이 언제쯤 열릴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공식적인 기소인부절차(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히는 자리)를 포기하고 무죄를 주장한다”는 입장을 담은 문서를 법원에 냈다. 이에 따라 6일로 예정돼 있던 기소인부절차는 생략되게 됐다. 조지아주 검찰은 첫 재판을 10월 23일 열자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2021년 '1·6 의회 난입 사태'의 주범들이 이날 징역 15년 이상의 중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티모시 켈리 워싱턴 연방지법 판사는 이날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의 대표 조지프 빅스에 대해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공범인 재커리 렐에게도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앞서 극우 단체 '오스 키퍼스' 설립자 스튜어트 로즈는 역대 가장 높은 형량인 징역 18년을 선고 받은 적 있다.
‘1·6 사태’는 2020년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하자 이듬해 1월 6일 극렬 지지 세력이 의사당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사건이다. 의사당 경찰관 한 명을 포함, 총 5명이 숨지기까지 해 ‘미국의 민주주의를 짓밟은 사태’로 평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지지자들의 난동을 부추긴 탓에 ‘의회 폭동의 진짜 원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만 이 사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범죄 혐의는 아직 그의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