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이 완경 5년 전부터 혈중 지질농도가 크게 증가해 심뇌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대한의학회 공식 학술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완경 전 여성 1,436명을 대상으로 18년간 추적한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진은 완경 3~5년 전부터 완경 후 1년까지 중년 여성의 혈중 지질농도가 가장 많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혈중 지질농도는 혈액 내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의 농도다. 지질농도가 높을수록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도 같이 커져 건강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동맥경화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진 저밀도 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은 완경 5년 전부터 완경 후 1년까지 연평균 2.95㎎/㎗(데시리터·0.1ℓ) 증가했다. 동맥경화를 예방한다고 알려진 고밀도 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도 완경 3년 전부터 완경 후 1년까지 매년 0.4㎎/㎗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저밀도 증가율이 7배 이상 커 동맥경화 위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연구진은 "완경 후 여성에서 고지혈증 및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그동안은 혈중 지질농도 변화가 언제부터 시작되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완경 이행기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구다. 완경 이행기는 12개월간 월경이 없는 완경에 이르기까지 월경주기의 변화와 함께 다양한 생리학적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다. 보건연구원은 완경 단계 변화에 따른 신체·정신건강 상태 및 만성질환 발생 위험 요인을 규명하기 위해 42~52세의 완경 전 및 완경 이행 전기 여성 약 5,200명을 추적 조사하는 '갱년기 여성 건강코호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