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그룹 전성기 이끈 김석원 전 회장 별세

입력
2023.08.26 09:58

쌍용그룹의 전성기를 일군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성곡언론문화재단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날 오전 3시쯤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대구 출신인 고인은 서울고를 졸업한 후 미국 브랜다이스대 경제학과에서 공부했다. 유학 중 부친인 성곡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가 별세하며 1975년 쌍용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소규모 비누공장에서 출발한 쌍용그룹은 이후 레미콘 사업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었다. 김 전 회장은 기업을 물려받은 뒤 중화학, 금융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그룹을 재계 6위까지 성장시켰다. 쌍용중공업, 쌍용종합건설을 세우고 효성증권을 인수했다. 1974년 용평 스키장을 만들어 리조트로 개발, 동계스포츠와 레저산업 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컸던 김 전 회장은 1986년 동아자동차를 인수하며 자동차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1996년에는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돼 정계에도 진출했으나, 그룹이 경영 위기에 빠지자 1998년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경영에 복귀했다. 이후 쌍용차 매각 등을 타진했으나 외환위기 등으로 인수처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해체됐다.

1982년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로 선출돼 스카우트 운동에 헌신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직후 개최된 세계청소년캠프 본부장을 맡아 청소년 국제교류에 기여하고, 2000년부터 2년간 세계스카우트지원재단 의장 직을 맡아 한국스카우트의 위상을 높였다.

김 전 회장은 1997년 말 외환위기를 전후해 분식회계로 수십억원의 회사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2005년 구속기소되기도 했다.

유가족에는 부인 박문순씨, 아들 김지용(학교법인 국민학원 이사장)·김지명(JJ푸드 시스템 대표)·김지태(태아산업㈜ 부사장)씨가 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르며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됐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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