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저씨 좀 칭찬해주세요"...폭우로 침수된 배수구 뚫은 '민소매 아저씨'는 누구?

입력
2023.08.25 12:00
박재주 충북도의원으로 밝혀져
"보여주기 쇼", "훌륭한 정치인"

기습 폭우가 내린 23일 충북 청주의 한 도로에서 민소매를 입은 남성이 홀로 배수구를 뚫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남성은 국민의힘 소속 박재주 충북도의원으로 확인됐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이 아저씨 칭찬 좀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사진과 함께 "오늘 청주에 비가 한꺼번에 와서 이곳저곳 침수됐는데 한 아저씨가 동네에서 배수구를 뚫고 다녔다더라"고 적었다. 사진에는 민소매를 입고 바지를 걷어 올린 한 남성이 홀로 빗자루로 배수로를 뚫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도로는 승용차 앞 범퍼 절반이 잠길 정도로 물이 들어찼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공무원이 할 일인데 대단하다", "왜 지자체에서 해야 할 일을 시민이 하느냐", "빗자루를 든 동네 아저씨 모습에서 장검을 든 이순신 장군님의 포스를 느꼈다", "누군가 생각만 하는 일을 실천하는 건 대단한 거다" 등 댓글을 남기며 남성을 칭찬했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남성의 정체도 밝혀졌다. 그는 당시 현장에 있던 박재주 도의원이었다. 박 도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당시 배수로를 청소하는 사진과 함께 "순간적으로 물이 불어나고 있어 112에 신고했다"며 "비에 대한 대책 및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도의원은 물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도로에 있던 차량들이 잇따라 침수되자 급한 마음에 신발을 벗고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미담의 주인공이 정치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보여주기 쇼'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다수는 "보여주기 쇼라도 이렇게 할 수 있는 정치인이 얼마나 있느냐", "정치인이 직접 일하는 건 처음 본다", "보기 좋은 모습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등 박수를 보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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