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남극 착륙한 '가성비 우주강국' 인도의 저력...‘100경원대’ 에너지 경쟁 시작

입력
2023.08.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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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탐사차, 달 남극 탐사 시작
물·희귀자원 존재 확인해 낼까
미국·중국도 달탐사 경쟁 본격 가세

인도가 가치가 100경 원에 이르는 달의 ‘꿈의 에너지’의 개척자가 될까. 인도의 무인 우주 착륙선이 23일 달 남극에 세계 최초로 발을 디디면서 인도는 그 가능성에 성큼 다가갔다. 달의 자원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지구의 유일한 자연 위성인 달과 인류의 역사에도 새로운 장이 열렸다.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 비크람이 달에 도착한 지 하루 만인 24일 비크람에 실린 무인 탐사차(로버) ‘프라그얀’이 달 표면 탐사를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옛 트위터 엑스(X)를 통해 “인도가 달에서 걷고 있다”고 감격해했다. 달 표면의 암석과 토양을 분석하는 장비가 실린 중량 26㎏의 프라그얀은 약 2주 동안 미스터리, 과학, 음모로 가득 차 있다는 달 남극을 누비게 된다.

물과 고부가 자원 가득한 달의 남극

인도는 구소련, 미국, 중국에 이어 4번째로 달에 착륙했지만 태양 빛이 닿지 않는 남극 지역에 도달한 건 인도가 처음이다. 인도는 2008년 첫 번째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를 통해 달 남극의 ‘영구 음영 지역’에서 물 분자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달에 유인 기지를 세우고 인류가 정착하려면 현지에서 물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기술로는 식수 1리터를 우주로 보내는 데 100만 달러(약 13억 원)가 든다고 영국 오픈대의 행성 과학자 시메온 바버가 영국 BBC 방송에 말했다.

달 극지에는 물을 비롯해 지구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헬륨-3, 희토류 등 희귀 자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은 달에 약 2.47메가톤의 핵융합 원료 헬륨-3가 존재한다고 보는데, 약 25톤만으로도 1980년대 미국에서 1년간 쓰이는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다. 헬륨-3의 경제적 가치가 100경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인도는 어쩌다 우주 강국 됐나

ISRO는 찬드라얀 3호에 약 7,500만 달러(약 991억 원)의 예산이 쓰였다고 발표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미국 우주 영화 '그래비티'나 '인터스텔라' 제작 비용에도 못 미친다”고 짚었다. 발사가 2년간 지연된 탓에 최종 비용은 더 들었을 수 있지만, ISRO의 연간 예산(약 15억 달러·약 1조 9,800억 원) 역시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예산인 254억 달러의 6% 수준이다.

인도가 ‘가성비 우주 강국'으로 떠오른 힘은 우주 발사 사업을 민영화하고 해외 투자자들에게 개방한 정부의 정책에서 나왔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도에는 최소 140개의 우주 관련 스타트업이 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이 인도의 손을 잡은 것도 동력이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해 6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과 인도는 우주경제 전반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도는 미국 주도의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 참여하고, 나사와 협력해 2024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인도 우주인을 보내기로 했다. '달 남극 최초 착륙'이라는 경쟁력을 추가한 인도는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격화하는 글로벌 달 남극 쟁탈전


2000년대 들어 인류는 달 탐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 미국에 이어 일본, 중국, 인도가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였다. 러시아는 지난 11일 발사한 ‘루나-25’로 달 남극 착륙을 시도했으나 기체가 달 표면에 충돌하면서 실패했다. 미국은 아르테미스를 통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남극에 우주인을 보낼 계획이다.

2019년 무인 달 탐사선 창어 4호로 인류 최초로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한 중국은 2024년 창어 6호를 달 남극에 착륙시킬 채비를 하고 있다. 일본은 이달 26일 무인 달 착륙선 ‘슬림(SLIM)’을 H-2A 로켓에 실어 보낸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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