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만화 콘텐츠 행사인 부천국제만화축제가 9월 14일부터 나흘간 한국만화박물관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26회를 맞은 축제의 주제는 '만화, 마음을 열다'이다.
신종철 한국만화진흥원장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 각지에서 한국 만화 관련 전시와 교류 요청이 빗발친다"면서 높아진 한국 만화의 위상에 대해 언급했다. 이번 축제에는 그런 만화를 소비하고 향유할 수 있는 전시·상점은 물론이고 사업 상담회, 콘퍼런스 등이 열린다. 만화웹툰 관련 입시와 진로 상담 자리도 마련한다. 신 원장은 "한국 만화의 발전과 산업화, 국제적 교류 확대 등을 위한 진흥원의 활동을 녹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작음악제 ‘싱잉 비코프(Singing BICOF)’도 처음으로 열린다. 진흥원 지원 만화 34개 작품을 원작으로 한 창작음악 공모전을 통해 뽑힌 10개 팀이 참여하는 전야제 공연이다. 이는 만화를 음악, 영화 등 융복합 콘텐츠로 확장하기 위한 사업 중 하나다. △인공지능(AI)과 만화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 토론회 △프랑스 이탈리아 콩고 등 각국 만화축제 관계자들의 교류 정례화를 논의하는 '글로벌 만화네트워크' 회의 등 세계화, 국제화를 위한 프로그램들도 진행한다.
2023 부천만화대상 및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도 전시된다. 올해 만화대상작은 이하진의 '도박 중독자의 가족', 신인만화상은 정해나의 '요나단의 목소리', 해외작품상은 상드린 르벨·테아 로즈망의 ‘침묵 공장’에 돌아갔다.
한편 올해 축제는 '윤석열차' 논란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학생 공모전 후원이 중단된 뒤 첫 행사다. 신 원장은 이날 "논란이 벌어진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만화의 가치를 상실하지 않도록 노력해 좋은 축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해 "정치적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학생 공모전 카툰 수상작으로 선정했다는 이유로 후원 중단을 결정했다. 당시 만화계에서는 정치풍자라는 카툰의 장르적 특성 등을 들어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반발 목소리가 컸다. 이후 진흥원은 공모 결격 사항에서 '정치적 의도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작품'이란 조항을 삭제했다. 그 조항 자체가 사전 검열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자문단과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