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새마을금고가 '뱅크런(대규모 자금이탈)' 위기 직전까지 몰렸음에도 불구, 기존 고객 대다수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든든한 충성고객층을 확인한 셈이지만, ‘뱅크런 위기에 몰린 금융회사’라는 인식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소비자리서치 전문 연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7월 31일~8월 10일 전국 20~69세 성인 총 8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새마을금고 기존 거래자 149명 중 85.2%는 뱅크런 사태를 접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예치된 자산을 전액 인출했다고 답한 고객은 4.7%에 그쳤으며, 나머지 10.1%는 일부만 인출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자 수가 적기는 하지만 금고 고객 대부분이 금고와 정부를 믿고 상황을 관망하는 편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고 거래자 중 64.4%는 ‘거래 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반해 기존에 이용하지 않았던 사람 중 금고 사태를 접한 대부분(587명, 72.9%)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금고와 거래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거래 의향 있다'는 응답(27.1%)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유동성 위기에 대한 여전한 우려와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금품수수 의혹) 영향으로 풀이된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추가 고객 모집을 위해서는 인식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금고 뱅크런 위기에 따라 급부상한 예금자보호법 한도 상향 논의와 관련, 설문 응답자 3명 중 2명(62.3%)은 한도액을 현재의 두 배인 1억 원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3억 원 이상 추가 상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23.9%나 됐다. 다만 한도 상향에 따른 소비자 불이익(예금 금리 하락, 대출금리 인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에는 상향 찬성 비중은 16.5%포인트가 줄었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제도 개선 과정에서 금융소비자의 정확한 의견 수렴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