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네덜란드 "우크라에 F-16 전투기 지원" 확약… 이르면 연말 전달

입력
2023.08.21 07:49
덴마크 "연말부터 19대 순차 지원"
네덜란드는 "시기·물량 확정 일러"
젤렌스키 "획기적 합의" 환영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전투기 지원 방침을 확정했다. 덴마크는 올해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총 19대를 전달하겠다고 밝혔고, 네덜란드는 구체적 시기와 물량을 못 박지 않았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덴마크와 네덜란드 정부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는 F-16 전투기 이전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면 미국 및 다른 동맹국과 긴밀한 협력하에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이전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전투기 이전 조건에는 F-16을 조종할 우크라이나군의 선발·훈련 등이 포함된다.

이날 덴마크는 F-16 전투기 19대를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6대는 이르면 올해 말 선적될 예정이고, 내년 중 8대를 추가로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5대는 2025년에 지원한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덴마크 보옌스 스크리드스트럽 공군기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의 자유가 덴마크의 자유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지원 물량과 시기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에인트호번 공군기지에서 열린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원 가능한 F-16이 최대 42대가 있으나, 이를 전부 전달할지 언급하기엔 “아직 시기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F-16 지원 약속을 "획기적 합의"라며 환영했다. 러시아군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으려 대반격을 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제공권 차지를 위해 최근 몇 달간 서방 전투기 지원을 호소해 왔다. 그러나 F-16 전투기 이전 승인 권한이 있는 미국은 이번 전쟁이 자칫 ‘러시아 대 나토’ 대결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고, 지난 17일에서야 우크라이나 지원을 승인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합의는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겠다는 첫 번째 확약”이라며 “현재 70여 명의 우크라이나군 병력이 (F-16 전투기의 조종·정비) 훈련을 받기 위해 덴마크에 도착했고, 11개국의 군 당국자들이 덴마크와 루마니아에서 이들을 훈련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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