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6년 만에 북한 인권 문제 공개 토의 성사...“독재 영원할 수 없다”

입력
2023.08.18 00:45
중국, 예상 깨고 반대 안 해...투표 없이 채택
'탈북' 김일혁씨 참석해 북한 인권 참상 전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공개 토의가 성사됐다.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상황을 논하는 회의가 열린 건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17일(현지시간) 안보리는 공개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상황을 토의 의제로 채택했다. 지난 10일 미국과 한국, 일본이 공동으로 요청해 열린 이번 회의는 당초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 등의 반대로 투표를 거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개적인 반대 표명이 없어 투표 절차 없이 곧바로 의제로 채택됐다.

이번 회의에는 의장국인 미국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와 볼커 터크 유엔인권고등판무관,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이 자리했다. 이날 살몬 보고관은 “북한의 인권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됨에도 군사 우선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며 “안보리가 인권 보호를 우리 평화와 안보 의제의 중심에 두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식량 접근성 문제와 여성과 소녀의 인권 상황이 우려된다고도 지적했다.

북한이탈주민인 김일혁씨도 이날 회의에서 북한 인권의 참상에 대해 발언했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 단 한 발에 사용하는 돈이 우리를 세 달간 먹일 수 있다”며 북한 국민을 돕기 위한 정책이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김씨는 한국어로 “독재는 영원할 수 없다. 더 이상 죄를 짓지 말고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회의에는 황준국 유엔대사도 참석했다. 앞서 황 대사는 다음해 우리 정부가 비상임이사국 활동을 앞둔 가운데 북한 인권 문제를 안보리 공식 의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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