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합병 재도전 서정진 "중복 인력 없고 구조조정도 없다"

입력
2023.08.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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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선언
서정진 "주주와 투자자 원해서 합병 추진"
주주총회 10월 23일, 연내 합병 마무리
헬스케어 1주당 셀트리온 0.4492620주 배정


셀트리온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7일 공시를 통해 이사회 결의를 거쳐 두 회사 합병 절차에 들어간다고 이날 밝혔다. 둘이 합병을 끝내면 6개월 안에 셀트리온제약과도 하나로 뭉칠 방침이다.

셀트리온그룹은 단계별 합병을 통해 기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첫 단계로 그룹 내 바이오 계열사인 ①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한다. 이후 셀트리온제약의 사업을 강화해 통합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두 번째 합병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사업과 합성의약품 사업 간 시너지를 높여 글로벌 종합생명공학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첫 번째 합병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는 형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주들에게 셀트리온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주당 합병가액은 셀트리온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6,874원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식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식 0.4492620주가 배정된다. 합병 승인에 관한 주주총회는 10월 23일 열린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10월 23일부터 11월 13일까지다. 합병 기일은 12월 28일로 회사는 연말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이날 온라인 간담회에서 합병 배경을 "주주가 원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권유해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이 승계와 관련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의 이해관계 때문에 합병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합병으로 인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 그룹이 보유한 인력 중 역할이 중복되는 인력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셀트리온그룹은 2020년 9월 3개사 합병을 추진했지만 회계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회사는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2030년까지 매출을 12조 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운 회사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파이프라인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를 중심으로 제형 및 용법·용량을 바꿔 기존 제품을 더욱 차별화하는 동시에 추가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2030년까지 총 22개 제품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약 파인프라인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자체 개발 신약과 라이선싱을 통해 확보한 신약을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40%까지 채운다는 게 목표다.

회사 측은 "통합 셀트리온은 글로벌 직접판매 유통망을 기반으로 주요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동시에 현재 내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3공장 등 설비 확충을 통한 안정적 제품 공급까지 가능하게 돼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파마로 도약하는 데 필수 조건인 자체 판매-생산 능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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