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매달 공개하던 청년실업률 발표를 갑작스레 중단했다. 중국 경제의 뇌관인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년실업률을 제외하고도 발표된 중국의 7월 주요 실물경제 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심상치 않은 경제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 7월 경제지표를 발표하면서 매달 함께 공개하던 청년실업률 통계는 밝히지 않았다. 국가통계국은 매달 전국 도시실업률과 함께 16∼24세, 25∼59세 연령대별 실업률을 공개했으나 이번 달부터 연령대별 실업률은 제외하기로 했다. 푸링후이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령대별 실업률 발표 중단의 이유로 “경제·사회 발전으로 노동 통계를 좀 더 최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런 설명과 달리 중국의 청년실업률 발표 중단은 사상 최악을 기록한 관련 수치를 공개하지 않으려는 목적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중국의 16∼24세 청년실업률은 올해 3월 19.6%를 나타낸 이후 매달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마지막으로 발표된 6월 청년실업률은 21.3%였다. 청년 5명 중 1명 이상이 실업 상태라는 의미다.
심지어 7∼8월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158만 명의 대학 졸업자 배출로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스위스 UBP은행의 카를로스 카사노바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7월 중국 청년실업률은 22%에 육박했다고 본다”며 “과도한 시장 변동성을 피하려 데이터 공개를 중단할 필요가 있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청년실업률을 제외한 내수, 고용, 수출 등 세부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내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7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제조업 동향 지표인 산업생산은 3.7%로 나타났다.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증가율은 모두 전월 치(소매판매 3.1%·산업생산 4.4%)보다 낮아졌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소매판매 4.5%·산업생산 4.4%)도 크게 밑돌았다.
중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중국의 6월과 7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4%와 14.5% 급락하며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단기 정책금리를 전격 인하, 유동성 공급으로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인민은행은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기존 2.65%에서 2.50%로 0.15%포인트 내렸다. 올해 6월 금리 인하 단행 후 2개월 만이다. 인민은행은 또 7일 만기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는 당초 1.9%에서 1.8%로 0.1%포인트 낮췄다.
두 정책금리 인하 효과로 총 6,050억 위안(약 111조 원)의 유동성이 시중에 공급될 전망이다. 이달 20일 발표되는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