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부친상에 여야도 한뜻으로 "애도와 위로"

입력
2023.08.15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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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당 4역' 일제히 빈소 방문..."가족장 의사 존중"
이재명, 약 20분 조문 후 별다른 메시지 없이 떠나
전직 대통령들도 추모 동참... 朴·文 조화, 李 조문

여야는 15일 윤석열 대통령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별세 소식에 일제히 조의를 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이날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저녁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이 자리에는 김 대표를 비롯해 윤재옥 원내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당 4역'만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공백'을 우려해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을 만나 "가족장으로만 조촐하게 치르겠다는 의사를 (대통령이) 전달해 왔다"며 "그래서 상주 뜻과 본인 뜻을 존중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고 윤기중 교수님의 명복을 빈다"며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한 치의 국정공백도 없도록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한 만큼, 국민의힘 역시 책임감 있게 이를 뒷받침하겠다"며 "대한민국을 부강하게 하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드는 것이, 대통령에게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직무를 수행하라'던 고인의 뜻을 기리는 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도 이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김민석 정책위의장, 조정식 사무총장 등 '당 4역'만 조문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8시쯤 빈소에 방문해 약 20분 동안 머물렀다. 이 대표는 조문을 마치고 장례식장을 나서면서 '대통령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전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 없이 차량에 몸을 실었다. 일부 유튜버들은 이 대표를 향해 "안면인식 장애", "자수하라"며 고성을 질러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상중임을 감안해 당분간 대여 공세를 자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광복절 경축사 관련 추가 논평을 생략한 데 이어 당초 16일 열기로 한 '특별검사·국정조사 촉구대회'도 일단 미뤘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비판)할 건 하되,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자제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당 차원 추모 메시지는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서면으로 전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윤기중 교수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면서 "큰 슬픔을 마주하신 윤 대통령과 유족께도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전직 대통령들도 추모에 동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조화를 보내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위로 메시지를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각별하니 슬픔이 클 것 같다. 너무 상심이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빈소에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부부가 함께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자리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정부도 ‘조용한 조문’을 이어갔다. 한덕수 총리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 비서실장을 비롯한 다른 수행원은 동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민순 기자
우태경 기자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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