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한 달에 1,000킬로와트시(kWh) 넘게 전기를 쓰게 되면 적어도 월 30만 원 이상의 전기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 달에 1,000kWh 이상 전기를 쓰는 '슈퍼유저'가 될 경우 총 29만4,770원(10원 미만 절사)의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한전은 전력 과소비 가구에 절전을 유도하기 위해 전력수요가 많은 여름철(7, 8월)과 겨울철(12~2월)의 경우 기존의 누진제 3개 구간에 더해 1,000kWh 초과 과소비 구간을 대상으로 최고 요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주택용 고압의 경우 1kWh당 736.2원을 적용받는데, 최저요율(120원)의 6배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으로 전기요금이 40% 넘게 뛰면서 올여름 1,000kWh 넘게 전기를 쓰면 지난해보다 부담해야 할 요금은 더 높아졌다. 기본요금 7,300원, 전력량 요금 23만7,941원, 기후환경요금 9,009원, 연료비조정액 5,005원, 부가가치세 2만5,926원, 전력산업기금 9,590원 등을 더하면 슈퍼유저들은 적어도 29만4,770원의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8월 전기 사용량이 1,300kWh, 1,600kWh, 1,900kWh인 가구에는 각각 54만9,810원, 80만5,690원, 106만1,590원의 전기요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름철 슈퍼유저 규모가 그 해 평균 기온에 따라 변동 폭이 크다는 점이다. 하루 낮 최고기온이 36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지속된 올여름의 경우 슈퍼유저가 평년에 비해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5년 동안 8월 주택용 전기 1,000kWh 이상 사용 고객 수를 보면 폭염일이 가장 많았던 2018년(35일) 4만9,206가구였으며, 그다음으로 많았던 2021년(18일)은 5만4,415가구 등이었다. 폭염일이 열흘이었던 지난해의 경우 3만4,834가구가 8월 한 달 동안 1,000kWh 넘는 전기를 썼다. 이날 기준 기상청이 집계한 올해 폭염일수는 16일로 지난해보다 슈퍼유저 가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슈퍼유저의 기준인 1,000kWh는 평균 4인 가구 사용량의 두 배 이상에 해당한다. 한전이 2020년 기준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에너지 총조사 결과에 따라 여름철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을 추정한 결과 △1인 가구 316㎾h △2인 가구 402㎾h △3인 가구 412㎾h △4인 가구 427㎾h로 나타났다.
한전 관계자는 "슈퍼유저 요금은 전기를 절약하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며 "일반 가구가 충분히 냉·난방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 사용량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해외 사례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