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소상공인을 찾은 자리에서 정부에 재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요구했다. 민생 행보를 통해 가계부채 문제를 거론하면서 정부의 '경제 무능론'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민생채움단과 함께 경기 광명 자영업지원센터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와 간담회를 갖고 "가계와 자영업 등 민간부문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추경 필요성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정부에 지나치게 부담이 돼 국제(신용)평가에서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면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아껴서 뭘 하겠느냐"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경제가 망가지는 와중에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정부"라며 "민주당이 이제까지 주장했던 추경을 신속하게 논의하고 검토하자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1년 내내 추경을 안 한 정부가 있었느냐"며 "끝까지 버텨서 추경을 하지 않고 정부 재정을 아껴서 비율을 유지하겠다고 하는 건 그냥 '옹고집'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35조 원 규모의 추경편성을 추진하겠다"고 제안한 뒤, 지난달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세부 항목을 공개하는 등 정부에 추경 편성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코로나19 이후 시장에 풀린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상환 유예가 9월로 종료되는 것을 앞두고 이들의 어려움을 듣는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민주당의 추경안에도 자영업자 이자 감면, 저신용자 신용대출 확대 등 금융지원이 포함돼 있다.
이 대표는 "전 세계 선진국 중에서 가계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선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가계부채가 임계점에 도달하고 실물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상황이 도래하는데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