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여성 솔로들의 출격이 심상치 않다. 그룹 때는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트와이스 멤버 지효)을 선보이거나 신곡 댄스 챌린지의 유행을 노린 복고풍 안무를 보여준다(전소미). 음원 역주행 열풍으로 얻은 대중적 관심을 놓치지 않고 신곡으로 음원 정주행을 노리기도 한다(권은비). 모두 ‘서머 퀸’ 수식어를 쟁취하기 위해 저마다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룹 트와이스의 리더 지효는 오는 18일 데뷔 이후 처음으로 솔로 활동에 나선다. 타이틀곡 ‘킬링 미 굿’이 포함된 미니앨범 ‘존’ 발매에 앞서 티저 이미지부터 공개했다. 과감한 의상과 진지하고도 몽환적인 눈빛이 눈에 띈다. 그간 트와이스 리더로서 ‘치얼업’ ‘알코올 프리’ ‘댄스 더 나이트 어웨이’ 등 주로 귀엽고 발랄한 히트곡을 소화해 온 그가 고혹적인 캐릭터로 변신한 점이 반전을 줬기 때문. 이는 트와이스 멤버 중 처음으로 솔로로 나서, 트와이스 때와 비슷하게 통통 튀는 곡 ‘팝’으로 활동했던 나연의 행보와도 사뭇 다르다.
7일 미니앨범(EP) '게임 플랜'의 타이틀곡 '패스트 포워드'를 공개한 솔로 가수 전소미 역시 이전엔 선보인 적 없던 테크토닉을 전면에 내세웠다. 약 2년 만에 돌아온 전소미가 이전까지 다룬 장르는 주로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팝 장르. 대표곡 ‘덤덤’, ‘XOXO’ 안무 역시 트렌디한 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와 비교하면 레트로 성격이 강한 테크토닉은 정반대의 행보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X맨(2007년 종영한 SBS 예능 프로그램)'을 다시 보는 줄 알았다", "오랜 추억 속 춤이라서 오히려 힙하게 느껴진다"는 등 신선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반면 여름 시즌을 달군 화제성을 그대로 안고 출격한 이들도 있다. 지난 2일 신곡 '더 플래시'를 발매한 그룹 아이즈원 출신 솔로 권은비가 그 주인공. 권은비는 지난달 여름을 대표하는 대규모 페스티벌 '워터밤 서울 2023'에서 시원한 복장과 수준급 무대매너로 크게 화제가 됐다. 당시 대표곡 '언더워터' 무대 영상 조회수가 8월 둘째 주 기준 380만 회를 돌파했을 정도였다. 권은비는 이 흐름을 놓치지 않고 솔로 활동에 나서며 '서머 퀸' 대열에 합류했다. 이 외에도 '원조 서머 퀸'으로 불리던 그룹 씨스타의 멤버 소유 역시 지난달 26일 솔로 미니앨범 '서머 레시피'를 발매, 상큼한 여름 타이틀곡 '알로하'를 선보이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서로 자극이 되는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들 여성 가수들은 K팝 시장 실세인 걸그룹과도 함께 경쟁하고 있다. 솔로 가수로서 독보적인 정체성을 확보해야 진정한 '서머 퀸'에 등극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다수 멤버 조합으로 시너지를 내는 그룹을 상대로 솔로 한 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솔로 그 자체로 독보적인 아이코닉함을 확보하는 게 필수"라며 "특히 지효 등의 경우 이미 그룹 아티스트로서 성공을 거둔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솔로로서는 색다른 모습으로 차별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