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 물질 ‘LK-99’에 대한 진위 논란이 확산하면서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새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관련 종목 주가가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는 ‘일희일비 장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선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코스피에선 서원이, 코스닥에선 신성델타테크, 파워로직스, 국일신동이 상한가로 치솟았다. 이외 덕성(29.63%), 대창(24.6%), 모비스(19.97%), 원익피앤이(10.54%), 고려제강(11.84%) 등 여타 관련 종목도 두 자릿수 강세를 보였다.
4일 폭락 이후 1거래일 만의 재반등이다. 지난달 22일 관련 논문 공개 이후 서서히 오름세를 탄 초전도체주는 이달 1~3일 서남, 덕성 등 일부 종목이 3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4일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LK-99를 상온 초전도체로 입증하기엔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고, 외신을 통해 해외 전문가들의 회의적 반응이 전해지자 줄줄이 하락하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영문도 모른 채 테마주로 묶인 일부 기업은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서남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가 관련주로 여겨지는 상황이 조금 우려스럽다”며 “현재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연구기관과 어떠한 연구 협력이나 사업 교류가 없었다”고 연관성을 공개 부인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이날 서남 주가는 14.85%나 오르며 다른 초전도체 관련주와 같이 움직였다.
‘LK-99’ 검증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은 갑론을박이 계속되면서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초전도체 테마는 뉴스 흐름에 따라 주가가 변동하는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뀔 경우 비우호적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요 주주의 차익 실현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이날 덕성은 최대 주주인 이봉근 대표의 친인척 이제종씨가 4일과 7일 각각 5만 주, 3,600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초전도체주의 힘 과시 속 2차전지 테마주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 2위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형제주는 이날 10.64%, 9.2%씩 폭락했고, 포스코홀딩스(-5.56%), 포스코퓨처엠(-8.64%)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동반 약세에 코스피는 22.09포인트(0.85%) 내린 2,580.71, 코스닥은 20.21포인트(2.2%) 내린 898.22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