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스리랑카, 프랑스, 페루, 태국, 인도네시아. 3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에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 11명이 모였다. 국내 뷰티 트렌드와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배우는 'K뷰티 클래스'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날은 LG생활건강의 브랜드 '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다양한 외국인이 찾는 것을 보니 전 세계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퍼지는 것을 체감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K뷰티 투어' 관광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K뷰티의 인기에 따라 백화점 화장품 매장을 하나의 외국인 전용 필수 관광 코스로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K뷰티 클래스는 한국방문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모집한 결과 모집 인원의 네 배가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신청했다. 이번 달(8월)은 10일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설화수' 수업이 남아 있다. 지금은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하지만 앞으로 국가별 선호 브랜드를 나누고, 해당 나라의 언어로 수업을 진행하며 서비스를 세분화한다는 계획이다.
8일부터는 전문가에게 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는 'K뷰티 살롱'도 운영한다. 본점의 '정샘물'과 '헤라' 매장에서 100만 원 이상 구매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1대 1 맞춤 컨설팅과 메이크업 서비스를 무료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이 K뷰티 콘텐츠를 강화하는 이유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화장품 매출도 뛰고 있기 때문이다. 1~7월 롯데백화점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구매한 뷰티 상품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다섯 배 증가했는데, 특히 관광특구 명동 본점은 일곱 배 이상 늘었다.
과거에는 중국인 중심으로 저가의 로드숍 브랜드가 K뷰티를 대표했지만 최근 유명 아이돌 가수를 홍보대사로 세운 설화수, 헤라 등 백화점 화장품이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에게 인기를 끈다는 게 백화점 측 설명이다.
화장품 업계에도 이번 프로그램은 다양한 국가에 브랜드 인지도를 쌓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에서 애국 소비를 독려하는 '궈차오(國潮)' 열풍으로 중국의 수요가 줄면서 화장품 업계는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등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화장품 회사 차원에서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7월 20일부터 한 달 동안 서울 종로구 북촌의 플래그십 스토어 '설화수의 집'에서 외국인 대상 도슨트 투어를 진행한다. 회사 관계자는 "한옥 공간이라 평소 외국인 방문이 잦아 프로그램을 따로 준비했다"며 "8월까지 대부분 시간대 예약이 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