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언론 장악, 할 수도 해서도 안 돼…자유엔 책임 따라"

입력
2023.08.01 11:44
언론 장악 의혹 부인한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공산당 기관지, 언론 아냐…국민이 판단할 것"
아들 학교 폭력 의혹엔 "성실하게 소명" 밝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1일 자신을 둘러싸고 불거지는 언론장악 논란에 대해 "언론은 장악될 수도 없고 장악해서도 안 되는 영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무책임하게 가짜뉴스를 퍼 나르거나 특정 정파 이해에 바탕한 논리나 주장을 무책임하게 전달하는 것은 언론 본 영역에서 이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경기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저는) 20여 년 이상 언론계 종사했던 언론인 출신"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언론 자유라는 것이 자유민주 헌정질서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가짜뉴스'와 특정 정파의 주장을 무책임하게 전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과거 선전과 선동을 능수능란하게 했던 공산당의 신문과 방송을 언론이라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사실과 진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주장을 전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그것을 기관지라고 한다"고 말했다. '기관지 같은 언론이 현재 있다고 보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는 "국민이 판단하시고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지난달 28일에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하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각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모두 그 대응에 골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자는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비서관, 언론특보를 지냈다. 민주당과 언론계 등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장악이 광범위하게 이뤄졌고, 그 중심에 이 후보자가 있다며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2017년 전후 벌어졌던, 광풍처럼 몰아쳐 조선시대 사화라고까지 했던 적폐청산이라는 것이 있었다"면서 "내가 만약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지시나 실행을 했고, 분명한 결과가 있었다면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겠느냐고 말하고 싶다"며 자신은 언론 장악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에둘러 강조했다.


한편 최근 불거진 이 후보자 배우자의 인사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처음에 배우자가 부정 청탁을 위해 전달한 돈인지 모르고 기념품이라는 이유로 받은 것을 거의 즉시 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서는 "성실하고 정확하게 사실에 입각해(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고만 했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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