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공무원 출신 권영애씨, 늦깎이 화가로 인생 2막

입력
2023.07.31 12:20
지난 6월 제4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서
옷칠작품 ‘숭고한 노래’로 비구상부문 대상
최근 국회 아트갤러리서 세 번째 개인전도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안동출신 권영애(62)씨가 옻칠회화 화가로 제2의 인생을 열어 주목 받고 있다.

권씨는 지난 6월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서 열린 제4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시상식에서 '숭고한 노래'로 비구상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나무패널에 옷칠을 한 작품으로, 안동 특산인 삼베 등을 활용했다.

그의 작품은 삼베 주산지인 안동시 임하면에서 태어나 어머니의 삼베짜는 모습을 보고 자란 추억이 투영돼 있다. 옻칠을 한 천에 삼베를 붙여 입체감을 살리는 등 삼베와 옻이 함께 어우러지는 편안함을 잘 살렸다는 평가다.

권씨는 학창시절 미술에 대한 뛰어난 소질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사정으로 공직에 입문했으나 미술에 대한 열망을 꺾지 않고 퇴직 후 전업작가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안동여고 입학 직후 당시 미술교사의 눈에 띄어 미술을 배웠지만, 미대 진학을 포기하고 방위사업청에서 봉직하다 서기관으로 퇴직했다.

하지만 주경야독으로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조형예술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퇴직 후에는 본격적인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미술대전 대상 수상에 이어 최근 국회의원 회관 1층 아트갤러리에서 3번째 개인전을 열고 옻칠회화 작품 18점을 선보였다.

권씨는 “옻칠화를 그리면서 고통에 가까운 어려움(나무판넬에 옻칠과 건조, 천 부착 및 염료를 섞어 옻칠 물감을 만드는 과정의 노력과 심한 알레르기로 인한 잦은 피부과 진료)을 이겨낸 좋은 결실이기에 더욱 뜻깊다”며 “오랫동안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그림그리기를 병행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열정의 결과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도 국내는 물론 해외무대에서 K-ART를 당당히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도 나혜석미술대전 입선, 경기미술문인화대전 특선 등 다수를 수상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한국전업미술가협회 등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권정식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