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27일 일선 경찰서 서장이나 시ㆍ도경찰청 과장급에 해당하는 총경 344명의 하반기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올 초 정기인사에 이어 이번에도 지난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했던 이들이 직급이 낮은 보직을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경찰서장(총경)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류삼영 울산경찰청 치안지도관이다. 그는 경남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발령 났다. 지방청 상황팀장은 복수직급제 도입 전에는 경정급이 맡는 보직이었고, 제도 시행 이후에도 갓 승진한 총경이 담당하는 것이 관례였다. 사실상 ‘좌천’으로 볼 수 있다. 류 총경은 31일 오전 전보인사의 부당함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경찰은 2월 상반기 전보인사 때도 총경회의 참석자들을 대거 시ㆍ도청 112 상황팀장으로 발령 내 ‘보복 인사’ 논란을 불렀다. 당시 경기 의정부서장에서 충북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전보된 우병우 총경은 6개월 만에 다시 세종청 생활안전교통과장으로 이동했다. 보복 대상으로 지목된 이은애 경찰인재원 교육행정센터장과 김종관 경찰대 교무과장 등은 유임됐다.
주요 보직으로 경찰청 수사기획담당관은 이진수 서울 노원서장, 인권보호담당관은 김용환 충남 태안서장, 규제개혁법무담당관은 윤정근 서울 금융범죄수사대장이 각각 맡게 됐다. 고석길 경찰청 수사기획담당관은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장으로 일한다.
경찰은 내달 중순 경무관급 이상 전보인사를 끝으로 경찰 고위직 인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