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사법부 무력화 반대’ 시위 중에… 네타냐후 총리는 수술대로

입력
2023.07.23 09:17
심박조율기 삽입술 예정

이스라엘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강행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심박조율기 삽입을 위해 수술대에 오른다. 심박조율기는 인공적으로 심장 박동 수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게 하는 장치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셰바 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돼 야리브 레빈 법무장관이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22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일주일 전 몸에 장착한 모니터링 장치에서 오늘 저녁 ‘삐’ 소리가 났고 심박조율기를 이식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의사들이 23일 오후 퇴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휴가를 보내던 중 폭염에 현기증 증세를 보였고 탈수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그가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날도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 정비에 반대하는 집회는 이어졌다. 수만 명의 군중 시위대가 예루살렘을 향해 행진을 벌였고, 텔아비브 등 다른 도시에서도 수십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문제의 사법 정비 법안은 법관 임명 통제권을 행정부에, 법원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을 의회에 각각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사실상 사법부의 행정부·입법부 견제 권한을 무력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사기와 배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가 재집권한 뒤 적극 추진하면서 커다란 논란이 일고 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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