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유리천장’도 깨졌다… 바이든, 첫 여성 해군총장 지명

입력
2023.07.22 11:20
주한미해군사령관 지낸 리사 프란체티 부총장
유력후보는 인태사령관으로… 인준 절차 난항

미국 고위 공직 ‘유리 천장’이 또 깨졌다. 첫 여성 해군참모총장이 배출되면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리사 프란체티 해군 부참모총장을 신임 해군참모총장 후보자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프란체티 장군은 복무 기간 내내 작전·정책 양 부문에서 확장적 전문성을 보여 왔다”며 “인준을 통과하면 미군 역사상 첫 여성 해군참모총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이 군 최고위직에 오른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앞서 해안경비대장에 여성인 린다 페이건이 임명됐지만, 해안경비대는 국방부가 아닌 국토안보부 소속이다.

로이터통신은 “해군 최고위직 후보에 여성이 깜짝 발탁되며 미국에서 또 한 번 유리 천장이 깨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첫 흑인 여성 대법관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을 임명하기도 했다.

프란체티 부참모총장은 폭넓은 경험이 강점으로 평가됐던 인물이다. 합동참모본부 전략 국장을 지냈고, 주한미해군 사령관으로 복무한 경험도 있다. 이를 토대로 미군 사상 두 번째 여성 4성 장군 위치에 올랐다.

당초 국방부 안팎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된 인사는 따로 있었다고 한다. 새뮤얼 퍼파로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퍼파로 사령관을 최전선에서 중국 위협에 맞서는 인도태평양사령관 자리에 앉히는 선택을 했다. 인태사령관은 주한미군도 관할한다.

실제 임명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가능성이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토미 터버빌 공화당 의원이 3월부터 국방부의 임신중지 지원 정책 폐기를 요구하며 군 인사 비준을 전부 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250여 명의 군 인사 인준이 지연됐고, 그 여파로 해병대 사령관이 160여 년 만에 처음 공석이 된 상태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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