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부터 두 달간 동해에 200여 차례 지진을 몰고 온 원인이 해양지각과 대륙지각 간의 충돌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당시 지진이 발생한 바다 밑에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큰 규모의 단층대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진해일을 비롯한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의 '동해(강원) 해역 연속지진 보고서'를 발간했다. 강원 동해시 동북동 약 60㎞ 해역에선 올해 4월 23일~6월 20일 사이 규모 4.5 지진(5월 15일)을 포함해, 총 232회의 해저지진이 일어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4월 발생했던 연속지진과 같은 단층면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연속지진은 서쪽으로 움직이는 해양지각과 동쪽으로 움직이는 대륙지각 사이에 응력이 축적됐다 해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성질이 다른 지각끼리 서로를 밀어붙이면서 진원의 깊이도 퇴적층보다 깊게 나타났다. 연구진이 본진으로 파악한 규모 4.5 지진의 경우 약 17~19㎞ 깊이에서 '북북서-남남동' 방향으로 뻗어 서남서 방향으로 경사져 있는 단층면이 위아래로 움직여(역단층 운동)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두 차례의 연속지진에 영향을 미친 단층대를 기존에 잘 알려진 울릉단층의 북쪽 연장 단층대로 추정했다. 하지만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큰 규모의 단층대가 추가로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정밀한 해저물리탐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 지역에서 다시 지진이 발생해도 규모 6.0 이하라면 지진동에 의한 피해는 경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규모가 7.0이라면 가시적인 지진 피해가 생기고, 지진해일 발생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단, 아직 이 지역에서는 규모 4.3 이상의 지진이 일어난 적은 없다. 동해에 발생한 주요 지진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것은 2004년 5월 울진의 규모 5.2 지진이다.
이평구 지질연 원장은 "동해 연속지진의 발생으로 육상뿐만 아니라 해저에서도 대형 지진 가능성에 대한 관심과 연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