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처럼
임솔아 지음. 엄마의 죽음 이후 서로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지내온 자매는 보호소에서 입양한 강아지 별나를 통해 점차 가까워진다. 둘은 별나의 어미이자 유기견인 유나의 실종 소식을 듣는다. 유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듬성듬성 구멍이 났던 관계를 회복해 가는 시간이다. 그 과정을 통해 작가는 가족으로서의 책임과 인간과 동물 간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현대문학·160쪽·1만4,000원
△좋은 곳에서 만나요
이유리 지음. 저자의 첫 연작 소설집으로 죽음을 주제로 한 여섯 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죽음을 남겨진 자의 시선이 아닌 죽은 자의 시선으로 응시하면서 죽음에 대한 허망함을 표현한다. 죽음을 섣불리 위로하지 않는다. 대신 다채롭고 아름다운 단 한 번뿐인 생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한 인생의 사라짐의 현장에서 그간의 생을 사색하며 사랑의 흔적들을 되짚는다. 안온북스·296쪽·1만6,000원
△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 2년 전에 아내와 사별한 마쓰다는 계약직으로 여성 월간지에 몸담고 있다. 계약 만료를 두 달 앞두고 심령 특집 기획을 맡게 된 그는 열차 건널목을 촬영한 사진에 유령이 찍혀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유령의 신원을 추리해 가며 유흥가와 조직 폭력단의 실상 등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나선다. 집요하게 파고드는 묘사로 몰입감을 선사한다. 황금가지·356쪽·1만7,000원
△바오밥나무와 달팽이
민병일 지음. 숲속의 몽상가 달팽이와 신비한 바오밥나무가 우주 여행길에 오르는 이야기. 스스로 빛을 내며 반짝이는 파란 별을 찾는 여정에서 달팽이는 방랑자들과 만나며 삶의 깨달음을 얻는다. 긴 여행 끝에 파란 별의 정체를 알게 된 달팽이는 별들이 우주의 가스와 먼지 속에서 스스로 빛을 내듯 세상의 고난 속에서도 꿈을 간직하고 사는 우리가 모두 별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문학과지성사·230쪽·1만7,000원
△도시에 사막이 들어온 날
한국화 지음. 김주경 옮김. 한국인 저자가 프랑스어로 발표한 단편 소설집이 한글로 번역돼 출간됐다. 서울의 영문 표기를 거꾸로 배열한 이름의 도시를 그린 소설 '루오에스'를 비롯해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사막같이 황량한 도시의 모습을 목격한 노인과 어린이, 학생, 직장인, 부랑자 등 다양한 이들의 증언이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우리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비채·196쪽·1만3,800원
△고비에서
고운기 지음. 책의 제목 고비는 사막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생의 고비를 의미한다. 올해로 시력 40년이 된 시인의 시적 사유가 담긴 시집이다. 사막은 인고와 고투의 상징이며 이 때문에 인간의 삶과 유비된다. 시인에게 닥친 삶의 고비들이 사막의 고비와 함께 교차하며 '인고의 사막'을 넘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산문 작품도 함께 수록돼 시인의 통찰이 깊게 넓게 드러난다. 청색종이·124쪽·1만2,000원
△베를 짜다 삶을 엮다
케이티 호우스 글. 디나라 미르탈리포바 그림. 남은주 옮김. 소녀는 할머니의 곁에서 시공간을 초월한 옷감 짜는 이야기를 듣는다. 베틀의 소리를 운율 삼아 베 짜는 역사를 듣다 보면 옷감 짜기라는 예술을 통해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상이라는 베틀에서 짜인 '사람'이라는 옷감은 저마다 목적이 있고 분명한 힘이 있다. 베틀을 통해 세상과 삶의 의미를 되짚는다. 북뱅크·37쪽·1만7,000원
△아기가 왔다
사토 신 글. 마쓰모토 하루노 그림. 최미경 옮김. 주인공 원이는 곧 아기가 태어날 거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듣는다. 아기가 태어나기만을 기다리던 어느 날, 드디어 가족들에게 아기가 왔다. 작디작은 동생을 마주한 원이는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지만 부드러운 볼을 만지고 작은 손을 잡아보며 아기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새 가족을 맞이하는 설렘을 따뜻한 그림체로 표현했다. 이야기공간·40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