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부석사·회룡포… 경북 문화재 폭우 '비상'

입력
2023.07.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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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정문화재 피해 39건 중 12건 경북
도(道)지정문화재 피해 사례도 10건 접수

영주 부석사와 안동 하회마을, 예천 회룡포 등 경북 지역의 국가 및 도(道) 지정문화재가 20곳 넘게 침수나 토사 유입 등 피해를 입으면서 경북이 추가 호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1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 집중 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보물과 사적, 천연기념물, 명승, 국가민속문화재 등 국가지정문화재 39건 중 12건이 경북에 집중됐다. 경북에서는 국가지정문화재 말고도 10건의 도지정문화재 피해도 접수됐다. 영주 부석사 조사당 옆 취현암은 지난 15일 폭우 때 주변 흙과 모래가 쓸려 내려가고, 땅이 꺼졌다. 성혈사 나한전과 흑서사도 진입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한때 통행이 제한됐다.

영주시 풍기읍의 금양정사는 뒤편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인해 안채 마루까지 토사가 밀려들어 왔다. 정사 앞 못둑도 일부 터져 토사가 마을 밭으로 흘러들었다. 금양정사 황재천 종손은 “영주시의 긴급 복구로 정사에 이르는 길의 하수구를 뚫고 새로 물길을 냈지만 정사 뒤편 토사는 중장비 작업이 불가능해 정비 작업을 못 하고 있다”며 “문화재 건물 안전성이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빠른 복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동 하회마을에서는 종가길의 가옥 담장이 20여 m 무너지고 일부 토사가 유실되는 등 7채가 비 피해를 입었다. 시는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출입통제용 안전테이프를 설치하고 문화재청에 긴급보수비를 요청했다.

명승으로 지정된 예천 회룡포와 선몽대, 봉화 청암정과 석천계곡 등은 인근 하천의 범람으로 일부가 침수되고 나무가 쓰러졌다. 잠긴 물이 빠지면서 통행은 가능하지만 침수지에 진흙이 남아있어 다니기 불편하다. 칠곡 매원마을은 마을 내 승산댁의 대문채가 붕괴되고 헛간채의 지붕 일부가 파손됐다. 문경새재 1관문도 배수로가 일부 유실돼 긴급 복구가 이뤄졌다.

백영민 경북도 문화정책팀장은 “빠른 복구와 함께 폭우에 따른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을 관리하고, 피해 문화재는 빨리 보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영주= 이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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