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재집권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초청을 받았다. 지난해 말 재집권 후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부 무력화 시도와 유대인 정착촌 건설 등을 두고 '전통적 동맹'이던 미국과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 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와 이스라엘 총리실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이후 4개월 만에 이뤄진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를 백악관에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방문이 언제 이뤄질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2월 재집권에 성공한 지 약 7개월이 지나도록 '최우방' 미국으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지 못했다. 재집권 이후 사법부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이른바 '사법 개편'과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 확대 등 극우적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바이든 행정부와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대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깨는 것이라며 철회를 압박해 왔다. 또 정착촌 확장 정책에 대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의 국가로 공존하는 미국의 '두 국가 해법'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정권을 향해 "수십 년간 경험한 정부 가운데 가장 극단적"이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이달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미국을 겨냥해 '또 다른 외교적 선택지'가 있음을 내세우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방문 계획을 확인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내각 일부의 극단적 행동과 사법부 권한 축소에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스라엘이 가능한 활기차고 독자 생존이 가능한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