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시달리던 경남 진주 한국국제대가 결국 파산하면서 폐교 수순에 들어갔다. 이 학교가 문을 닫으면 2000년 광주예술대 이후 폐교 사태를 맞는 20번째 대학이 된다.
16일 법원 등에 따르면 창원지법 파산1부(부장 김기풍)는 나흘 전인 12일, 한국국제대 학교법인 일선학원에 파산을 선고했다. 향후 파산절차를 주관할 파산관재인으로는 이수경 변호사를 선임했다. 채권 신고기간은 다음 달 30일까지다. 채권자 집회 및 채권조사는 9월 25일 창원지법에서 열린다. 재판부는 “학교법인에 채무 지급불능 및 부채 초과 등 파산원인 사실이 존재한다”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파산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한국국제대는 1978년 진주여자실업전문학교로 개교해 2003년 4년제 대학으로 승격했으나 2007년 이사장이 교비 190억 원을 횡령하는 등 잇따른 재단 비리로 교세가 기울었다. 2011년, 2015년에는 감사원과 교육부 감사에서 지적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정원감축 통보를 받았다. 2018년에는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돼 정부 지원마저 끊겼다. 한때 1,200여 명에 이르던 입학정원은 올해 400여 명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2021년 80명이던 교직원 수도 58명까지 줄었다. 미납된 공과금과 체불임금은 1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이에 전ㆍ현직 교직원 59명은 학교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 5월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법원의 파산 선고에 따라 학교법인은 학교 터와 건물 등에 대한 재산권이 박탈된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휴학생을 포함한 재학생 600여 명 중 4학년은 내년 2월 졸업까지 졸업시키고, 1~3학년은 인근 사립대학으로 특별 편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국제대교수협의회 관계자는 “당장 학교 문을 닫으면 학생들이 갈 곳이 없다”며 “학생 편입 절차를 위해 내년 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국제대를 포함해 국내 폐교 대학은 광주예술대, 아시아대, 명신대, 건동대, 경북외대 등 20곳으로 모두 지방 소재 대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