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올해 4월 서울 강남 학원가를 공포로 몰아넣은 ‘마약음료’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범행을 설계ㆍ지휘한 총책이 중국에서 붙잡힌 데 이어 방조범 52명이 추가로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ㆍ금융범죄수사대는 마약음료 사건 주범 이모(26)씨 외 관련 피의자 52명을 입건해 8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추가 피의자 4명은 전화 협박에 사용된 카카오톡 계정과 휴대폰 유심(USIM)을 불법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또 다른 11명은 마약 음료를 학생들에게 배부한 아르바이트생에게 전화사기 현금 수거책 활동을 지시하고,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2억5,000만 원을 국외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37명에게는 아르바이트생 발신번호 변작기에 사용된 대포 유심을 불법 판매한 혐의가 적용됐다.
이번 사건은 4월 범행 직후 학생들에게 마약음료를 건넨 아르바이트생 4명이 경찰에 자진출석하거나 긴급체포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학교 동창인 주범 이씨에게서 범행을 지시받고 국내에서 실행한 길모(26)씨와 협박 전화번호를 변작한 혐의를 받는 김모(39)씨, 필로폰을 공급한 박모씨(36)는 현재 구속상태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길씨에게 최고 사형까지 구형 가능한 ‘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투약’ 혐의를 적용했다. 이씨는 경찰과 중국 공안의 공조 수사로 5월 24일 중국 현지에서 체포됐으며 국내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이로써 마약음료 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피의자는 60명으로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청소년에게 마약류를 제공하는 중대 범죄자들을 철저하게 수사해 엄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