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 150마리 복제"...'줄기세포 논문 조작' 황우석, 만수르와 손잡았다

입력
2023.07.10 15:50
넷플릭스, '킹 오브 클론: 황우석 박사의 몰락' 
UAE에서 개·낙타 등 1,600마리 복제 주장

줄기세포 논문 조작으로 전 세계 논란을 일으켰던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중동으로 근거지를 옮겨 낙타 등 동물 복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는 지난달 23일부터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킹 오브 클론: 황우석 박사의 몰락’을 방영하고 있다. 넷플릭스 측은 싱가포르에서 제작된 이 다큐멘터리에 대해 “획기적인 인간 복제 연구부터 불미스러운 사태에 따른 몰락까지, 한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과학자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라고 소개하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황 박사를 ‘줄기세포 과학자’라 소개하고, 그가 아랍에미리트(UAE) 바이오테크 연구센터를 오가며 ‘동물 복제’를 연구 중인 근황을 전한다. 그를 이곳에 영입한 인물은 세계 최고 갑부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부총리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구단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황 박사는 2016년 UAE 공주 겸 푸자이라 지역의 왕세자빈 라피타 알 막툼의 죽은 반려견을 복제해 준 것을 계기로 중동에 둥지를 튼 것으로 알려졌다.

황 박사는 만수르 부총리를 ‘보스’라고 소개한 뒤 “(동물 복제를) 흠뻑 서포트(지원)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여러 가지 호칭이 있을 수 있다. 한때는 서울대에서 명강의 교수로, 어느땐가는 부끄러운 사람으로 치부했을 것”이라면서 “아마 이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에서 그가 안내한 센터 내부에는 여러 마리의 복제견 등이 나온다. '낙타는 몇 마리나 복제했냐'는 감독의 질문에 황 박사는 "150마리 이상"이라고 답했다. 그가 지금까지 복제한 동물은 개, 소, 돼지, 낙타 등 1,600마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박사는 2004년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추출 및 배양에 성공하며 전세계 주목을 받았다. 난치병 치료 등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에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면서 '황우석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지만 줄기세포 논문 조작과 연구비 횡령, 불법 난자 이용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대 교수직에서도 파면됐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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