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전 마지막 평가전 과제를 대표팀의 ‘약점 찾기’로 설정했다.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 출전하는 여자대표팀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다. 본선 첫 상대인 콜롬비아를 염두에 둔 일전이다. 벨 감독은 아이티전을 통해 대표팀의 장단점을 완벽하게 파악하겠다는 각오다.
벨 감독은 7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이티를 분석했는데 어려운 상대가 될 것 같다”며 “대표팀의 장단점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데 경기를 통해 얻어지는 정보를 월드컵 준비 단계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을 소유할 경우와 소유하지 않을 경우 중 (선수들이) 어떤 상황을 더 선호하는지 확인할 계획”이라며 “또 아이티의 속도로 인해 어떤 약점을 보일지도 체크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인 아이티는 한국(17위)이나 콜롬비아(25위)보다 랭킹은 낮지만,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세네갈과 칠레를 연달아 격파하고 본선에 진출한 ‘다크호스’다.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탄탄한 피지컬이 강점이라 대표팀의 본선 경쟁력을 가늠할 상대로 평가받는다.
니콜라스 델레피네 아이티 감독은 “한국은 선수진이 훌륭한 팀”이라며 "(지난해 7월 치른)미국전 이후 가장 수준 높은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당시 아이티는 0-3으로 졌다. 그는 이어 “한국은 전술적으로도 훌륭하다. 롱패스도 많이 하고 측면에서도 화려하다”고 분석한 뒤 “박은선(서울시청)이 굉장히 좋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안다. 지소연(수원FC)도 경험이 많다. 신구 조화가 이뤄진 잘 준비된 팀”이라고 한국을 평가했다.
델레피네 감독은 아이티와 콜롬비아의 축구 스타일을 비교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티와 콜롬비아 모두 공격적인 팀”이라며 “아울러 우리 팀에는 기술이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베테랑 공격수 박은선은 “어떤 경기든 이기기 위해 준비했다”며 “아직 월드컵에서 골이 없는데 열심히 하고 오겠다. 목표는 16강”이라고 월드컵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관심사는 한국 남녀 대표팀 통틀어 역대 최연소(16세 1개월)로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혼혈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미국 PDA)의 실전 투입 여부다. 본선 출전 선수는 당일 컨디션과 경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지만, 이번 평가전을 통해 벨 감독의 의중을 엿볼 수는 있다. 이에 대해 벨 감독은 “(케이시의 평가전 출전 여부는) 지금은 모르겠다. 경기 상황을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박은선은 “나도 (17세의 나이로) 월드컵에 처음 나갔을 땐 어렸다”며 "케이시가 충분히 능력이 있어 뽑혔다고 생각한다.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고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고 응원했다.
여자대표팀은 아이티와 평가전을 치른 후 10일 호주 시드니로 출국한다. 월드컵 H조에 속한 한국은 25일 콜롬비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 나서며 30일 모로코(72위), 내달 3일 독일(2위)과 차례로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