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반도 날씨는 유난스러웠다. 역대 6월 가운데 천둥·번개가 가장 많이 쳤고 기온이 네 번째로 높았다. 비는 평년(해당 기간 30년 평균치)보다 40% 이상 더 내렸다.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변덕스러운 날씨는 이번 주말에도 계속되겠다.
기상청이 6일 발표한 ‘6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뇌전일수는 3.5일로, 전국 단위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6월 기록 가운데 1위다. 평년(1.9일)에 비해 2배쯤 길다. 뇌전일수는 국내 13개 지점에서 천둥·번개가 관측된 일수를 평균해 구한다. 인명 피해로도 이어졌던 지난달 낙뢰는 2만1,596회가 발생했다. 낙뢰는 2013년부터 관측을 시작했는데, 지난 10년간 6월 평균 낙뢰 횟수(1만997회)보다 2배 많은 역대 1위 기록이다.
지난달 천둥·번개가 유독 많았던 이유는 대기가 불안정한 데다 비도 많이 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8~15일 우리나라 북쪽에서 찬 공기를 동반한 기압골이 형성된 영향으로 소나기가 자주 내렸다. 25일부터는 전국에 장마가 본격 시작되면서 곳곳에 천둥과 번개가 발생했다.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208.9㎜로 평년(148.2㎜) 대비 41% 많았다. 대부분은 장마가 시작된 이후 강수량으로, 하순(21~30일) 강수량(178.2㎜)만 따지면 역대 6월 중 세 번째로 많았다. 이 기간 비는 남부지방에 집중돼 광주 418.4㎜, 경북 영주 385.0㎜ 등 누적 강수량을 보였다. 전북 장수는 26일 하루에만 162.1㎜의 폭우가 쏟아졌다.
장마에 앞서서는 때 이른 더위가 왔다.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22.3도로 평년보다 0.9도 높았다. 역대 6월 중 네 번째로 더운 날씨다. 특히 17~19일은 이동성고기압 영향으로 햇볕이 강하고 맑은 날씨가 이어져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곳이 많았고 올해 첫 폭염특보도 발효됐다. 19일 최고기온은 경기 하남 35.8도, 서울(현충원) 35.3도까지 올랐다.
7일부터는 장맛비가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낮에는 충청 남부까지 비가 확대된다. 비는 주말인 8일 오후에 대부분 그치겠지만, 전남 경남 제주 일부 지역은 밤까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전남 경남 제주 50~100㎜, 전북과 경북 남부 20~80㎜, 충청 남부와 경북 북부 5~30㎜다. 이 기간 전국 낮 기온은 31도 이상을 기록하며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