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미국 증시 상승세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세계 부호들의 자산 가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Billionaires Index)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 세계 500대 부자들의 자산 가치는 총 8,520억 달러(약 1,113조 원) 증가했다. 1인당 자산 가치 증가분의 평균치를 따져보니, 부자들은 지난 6개월 사이 매일 1,400만 달러(약 183억 원)를 벌어들였다. 블룸버그는 "이들은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경기가 반등했던 2020년 하반기 이후 최고의 반기를 보냈다"고 전했다.
특히 AI(인공지능) 열풍이 기술주 투자를 이끌면서 테슬라와 주요 기술 기업들의 주가가 대폭 올랐다. 세계 최고 갑부인 머스크 테슬라 CEO는 6개월간 순자산이 966억 달러(약 126조 원) 늘어 총 자산이 지난달 말 기준 2,340억 달러(약 304조2,700억 원)를 기록했다. 부호 순위 9위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도 순자산이 589억 달러(약 77조 원) 늘어났는데, 증가 폭으로는 머스크의 뒤를 이었다.
반면 인도 아다니 그룹을 이끄는 가우탐 아다니 회장은 순자산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부호에 꼽혔다. 6개월간 그의 순자산은 602억 달러(약 79조 원)나 감소했다. 지난 1월 미국 공매도 업체인 힌덴버그 리서치가 아다니그룹의 주가조작과 분식회계 의혹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데 따른 여파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컨의 자산 가치도 폭락시켰다. 지난 5월 아이컨의 지주회사(아이컨 엔터프라이즈 LP)가 자산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힌덴버그 보고서가 나온 뒤, 아이컨의 순자산은 134억 달러(약 17조5,000억 원) 줄었다. 6개월 사이에 57%나 급감한 것으로, 500대 부호 중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한국인 부호 2명의 자산 가치도 늘었다. 세계 250위 부호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순자산 가치는 연초 대비 23억 달러(약 3조 원) 증가해 현재 88억2,000만 달러(약 11조5,200억 원)로 집계됐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창업자의 순자산 가치는 연초 대비 5억2,500만 달러(약 6,900억 원) 늘어난 58억9,000만 달러(약 7조6,900억 원)로, 세계 423위다.